‘홍포’의 귀환이다. 홍성흔이 4년만에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으로 돌아온다. 홍성흔은 포수마스크를 쓰자 옛 추억에 젖었다. 경희대 시절 호흡을 맞췄던 ‘잠수함’ 투수 정대현과의 추억이다.
홍성흔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첫 훈련을 가졌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왼쪽 눈 부상을 당한 주전포수 강민호가 갑작스럽게 입원하면서 용덕한의 백업포수로 대기한다.
오랜만에 포수 마스크를 쓴 홍성흔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4월26일 KIA전을 끝으로 마스크를 벗은 뒤 처음. 홍성흔은 “오랜만에 마스크를 썼더니 땀도 쭉 빼고 어깨도 풀렸다”며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홍성흔의 포수 투입 여부는 미지수다. 용덕한이 출전하지 못하는 만약의 상황을 위한 대비책이다.
홍성흔은 정대현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두 살 터울인 홍성흔은 정대현과 경희대 선후배 사이. 정대현이 1학년 신입생으로 들어왔을 때 ‘방장’과 ‘방졸’로 만난 각별한 인연도 있다. 정대현에게 라면 당번을 시켰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홍성흔은 “그때 그 얘기 했다가 팬들이 ‘악당’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괴롭히진 않았다”며 웃었다.
2009년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홍성흔은 올해 FA로 롯데에 합류한 정대현과 재회했다. 그러나 롯데에서 베터리 호흡을 맞춘 적은 없다.
홍성흔은 “대학 때부터 잘할 줄 알았다”며 “그 당시 우승을 했을 때 대현이가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때도 타자들이 대현이 공은 잘 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베터리 호흡을 맞췄던 경희대는 1998년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홍성흔이 10타점으로 맹활약 했고 정대현이 에이스로 나서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롯데에서 부활한 정대현은 ‘목장벌’로 거듭났다. 포스트시즌부터 마무리로 나서 1, 2차전 이틀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틀어잠궜다. 홍성흔도 아끼는 후배의 활약이 든든하기만 하다.
홍성흔은 “대현이는 자기만의 야구 마인드를 갖고 있다”이라며 “지금 코치들 가운데 대현이 같은 투구 스타일을 했던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터치를 하지 않는다. 선수가 잘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대현이 같은 투수가 있는 것은 팀으로서 행복한 일이다. 대현이가 마운드에 서면 안정감이 든다. 실점을 하더라도 단지 운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신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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